집에 손님이 있어 며칠 불편했다. 심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혼자 마인트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했다. 청소도 미룬 상태다.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집에서 밥을 잘 먹지 않았다. 밖에서 사 먹는 게 일상이다. 돈 아깝게. 오늘도 나가서 김밥천국에서 제육덮밥을 먹었다. 맛은 없었다. 하늘은 맑았고 바람은 차가웠다. 사람도 별로 없었다. 길에서 한동안 방황하다 가까운 카페에 갔다. 점점 현실로 돌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아메리카노를 사서 자리를 잡았다. 3층짜리 건물에 콘센트 있는 좌석은 몇 개 없는 곳이었다. 노트북을 들고 갔는데 충전 없이 사용했다. 게임을 하지 않으니 아직도 배터리가 짱짱하다. 휴대폰도 노트북으로 충전했다. 자기소개서를 다시 정리했다. 여기 저기 꽤 많이 지원했는데 재직중 표시 때문인..
제대로 백수가 된지 1일차다. 하지만 몸이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기억했다. 자정이 채 되기 전에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잠들었다. 휴대폰조차 들고가지 않았다. 아침이 되어 건너편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에 깼다. 주말이나 백수일 땐 들리지 않던 알람이 평일이라고 들렸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람 울리기에 배터리가 충분했다. 조금 누워있다 일어났다. 한숨 더 자고 싶었지만 백수 첫 날부터 풀어지고 싶지 않았다. 카스테라 몇 조각을 먹었다. 나랑드 사이다 한 박스 주문한 게 있어 잘 먹고 있다. 식후에 얼마 전에 산 스핀바이크를 1시간 30분 정도 탔다. 앞으로 아침 루틴이 될 예정이다. 씻고 오랜만에 카페까지 여유롭게 걸었다. 코로나가 심해져 카페에 사람은 없었다. 하루종일 앉아있었는데도 말이다. 밀린 ..
퇴사했다. 다음주까지 다니라는 통보가 버거웠다. 사람과 상황이 블편해 이만 관두겠다고 했다. 여태 맡은 일 차분히 진행했으니 조금의 고마움이라도 표현해주길 기대했으나 헛되었다. 무단 결근 처리하겠다는 둥, 직장은 학교가 아니라는 둥 허튼 소리만 지껄였다. 본인이 자리에 없을 때 빈 곳을 메워준 게 나라는 사실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나 보다. 예의를 갖춰 말했으나 돌아온 건 배우지 못한 사람의 성급한 문장들. 이런 사람 밑에서 3개월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는 게 후회된다. 애초에 나를 담을 그릇이 되지 않는, 고작 이 정도의 사람들과 회사였다. 개울가에 고래가 살 수는 없지. 인턴했다고 생각하겠다. 회식, 행사 참여를 은근히 강요할 때부터 꼰대라고 생각했으나 이 정도일 줄이야. 지금 앉아 있는 자리 보전에 최..
오늘도 출근했다. 퇴사일이 기약없다. 이미 근로의욕은 바닥을 찍었는데 무슨 일을 더 하나. 의미없는 하루가 쌓여간다. 매일 아침, 낮, 밤이 괴롭다. 해줄 것도 없는 인수인계 다 해놨더니 불충분 하다고 지랄이다. 애초에 해줄 게 그것 뿐이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맡은 일 다 했고 이제 할 일은 새로 맡아야 하는 것들인데 그걸 내가 왜 맡나. 사람 질리게 하는 데 뭐가 있는 곳이다. 생각해보면 참 우습다. 그렇게 출근하고 싶어 했는데 이제는 퇴사하고 싶어 안달난 지경이라니. 늦어도 이번주까지만 다니겠다고 말했다. 자리만 지키고 앉아있는 게 절대 옳은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약삭빠른 사람에겐 내가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남에게 빚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지겹고 지겹다. 선임도 관둔다고 한다. 퇴사율 ..
퇴사 전에 별 미친 새끼를 다 본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었더니 떠먹여 줘야 되냐고 지랄 지랄을 했다. 안 물어도 잘 알면 물어보지도 않았지 개새끼야. 애초에 적당히 알아서 하라고 했으면 적당히 했을 거 아니야. 어디 관공서에 정확한 기준이 있다느니, 구분을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느니 처음부터 씹소리를 지껄이지 말던가. 이전부터 책임 지기 싫어서 아가리 닫고 있을려는 거 꼴 보기 싫었는데 오늘 제대로 봤네. 한 숟가락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새끼가 뭘 떠먹여 준다고. 그렇다고 알아서 했으면 또 빠꾸 먹였을 거 아냐. 참 회사 좆같이 굴러 간다. 캬악 퉤.
카페에 갔다 왔다. 오늘은 강의가 없는 날이라 간만에 여유로운 주말을 보냈다. 핸즈커피는 비싸고 더웠다. 맛은 괜찮았지만 환기를 잘 시키지 않는 게 조금 불안했다. 아이들이 많았다. 뛰어 다니고 소리 지르고. 마지막 방문이 될 것 같다. 집에서 멀지만 일부러 와봤는데 내가 있기엔 적절치 않은 카페다. 신문을 보고 책을 읽었다. 지난 금요일에 기분 전환용으로 샀던 '폴리매스'를 조금 봤다. 한 우물만 파지 않는 다재다능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들을 해온 내 삶과 비슷한 것 같아서 구매했는데 웬걸. 천재들이나 하는 걸 보고 동질감을 느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아직 초반부라 뒤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하나만 파고 드는 게 맞는 건가 싶다. 저자가 예..
실내 자전거가 왔다. 조립하느라 일기를 못쓸뻔 했다. 조립은 얼추 다 끝났다. 마무리하러 가야겠다.
이제 나는 상급자에게 거의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있다. 굳이 업무를 지시할 것도 받을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 피해의식일수도 있으나 여직원은 살뜰히 챙기는 반면 남직원에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입사 후 줄곧 느꼈다. 어쨌든 퇴사 전까지 마주치지 않기만을 바란다.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 될지 아니면 월요일, 화요일이 마지막일지 알 수 없다.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했던 고민과 번뇌들이 지금은 쓰잘데기 없는 망상에 지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내게 주어진 업무는 마무리 하는 게 도의지만 굳이 체면 차려서 뭐하나 싶다. 작년 한 면접에서 면접관이 '지원자는 남들의 인정을 받는 걸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맞나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소신있게 살아왔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서 인정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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