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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출근했다. 퇴사일이 기약없다. 이미 근로의욕은 바닥을 찍었는데 무슨 일을 더 하나. 의미없는 하루가 쌓여간다. 매일 아침, 낮, 밤이 괴롭다. 해줄 것도 없는 인수인계 다 해놨더니 불충분 하다고 지랄이다. 애초에 해줄 게 그것 뿐이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맡은 일 다 했고 이제 할 일은 새로 맡아야 하는 것들인데 그걸 내가 왜 맡나. 사람 질리게 하는 데 뭐가 있는 곳이다. 생각해보면 참 우습다. 그렇게 출근하고 싶어 했는데 이제는 퇴사하고 싶어 안달난 지경이라니. 늦어도 이번주까지만 다니겠다고 말했다. 자리만 지키고 앉아있는 게 절대 옳은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약삭빠른 사람에겐 내가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남에게 빚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지겹고 지겹다. 선임도 관둔다고 한다. 퇴사율 계산이 잘 안 되는데 누가 오려고 할까. 아직도 나는 내 일이 뭔지 모르겠다. 여러 경험은 쌓았지만 직무 경험이라 할만한 게 있나 싶다. 조금 더 준비해서 처음부터 더 나은 곳으로 갔어야 했을까. 준비했으면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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