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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었다. 지난밤 손님이 오셔서 하루 시작이 늦었다. 모두 외출하기 전까지 누워있었다. 쓸 데 없이 많이 자서 꾸지 않아도 될 꿈을 꾸느라 힘들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계속 깨려고 몸부림쳤다. 평소보다 더 오래 잤지만 피곤했던 이유다. 외출하기엔 늦은 시간이라 면도는 하지 않았다. 밥을 대충 먹고 유투브를 봤다. 정신차려보니 1시간쯤 흘렀다. 뒷정리를 하고 신문을 봤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당 의원의 고백, 고 백선엽 장군에 친일파 낙인찍기 등이 기억에 남는다. 앞과 뒤가 이렇게 달라서야 되려나 모르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법원의 무죄판결이 있은 후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냈다. 수술실 CCTV 법제화 해달라는 내용이다. 본인은 재선이 목표라고 말하지만 시선은 대선을 향하고 있다. 국민에게 쇼든 아니든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있고 박원순은 나가 떨어졌으며 경북 안동 출신으로 이낙연보다 확장성이 좋다. 일각에선 '이재명은 문재인 매운맛'이라는 말이 있는데 두고 볼 일이다.
손님은 우리 집에서 하룻밤 더 보내기로 하셨다. 조금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지 뭐. 수박을 사 오셔서 몇 조각 얻어먹었다. 올해 처음 먹는 수박인데 부드럽고 달았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거의 방에만 있어 답답하다. 내일도 오전 내내 조용히 있겠지. 생각해보니 건빵 한 봉지가 저녁 대용이었다. 혼자가 편하지만 다른 사람이랑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살이 빠질 것 같다. 신기하게 배가 고프지도 않다. 무기력하고 잠이 올 뿐이다. 내일은 외출할 수 있을까. 비소식이 있어서 모르겠다. 핸드폰은 조용했다. 알람이 오지 않도록 설정했더니 시계 보는 용도로밖에 쓰이지 않는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지. 차츰 본래의 나로 돌아오고 있다. 이참에 집중할 걸 찾아야겠다. 토익이라든지 하다못해 독서라도 해야겠다. '총, 균, 쇠'나 '정의란 무엇인가'는 언제쯤 다 읽을 수 있을 런지.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읽다 요즘은 생각만 하고 읽지 않는다.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자존심을 버리고 무슨 일이든 시작해야 한다. 일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았지만 말이다. 역시 수도권으로 가야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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