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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정리-알리바이

20200128

말수가 적은 편 2020. 1. 28. 23:08

일주일 만에 헬스장에 갔다. 갈 때 신발을 제대로 신었는데 불편했다. 최대한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한 보호대 때문에 착화감이 별로였다. 운동하는 동안은 신발을 구겨 신었다. 구겨 신는 편이 훨씬 편했다. 그래서 집에 올 때도 구겨 신었다. 운동은 상체 위주로 했다. 이번에 새로 등록하고 복근 운동을 처음 했다. 귀찮고 다음 날 복부가 불편하기 때문에 꺼렸다. 하지만 유산소나 하체는 할 운동이 없어서 오늘부터 시작했다. 반강제지만 늘 하는 운동 외에 새로운 것들이 많아졌다. 당분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운동 후에 바로 옆 카페에서 노트북을 했다. 이미 집에서 신문을 보고 나왔기 때문에 바로 웹서핑, 문서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자기소개서는 카페에서 시작해 집에서 완성한다. 사람이 지나다니면 나도 모르게 미어캣처럼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대략 어디에 지원할지 리스트를 추렸다. 쓸 곳이 많은데 다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글자수 채우기에 연연하지 않고 쓸 말만 써야겠다.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생기기를 바란다. 이번에는 꼭 가야지.

 

집에 가려고 짐을 정리하다가 처음 보는 남자가 펜을 빌려달라기에 그렇게 했다. 빌려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후회한다. 그는 잠시후 펜을 돌려주러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종교 관련된 사람인가 싶었는데 행복 관련한 책을 쓰고 있다고 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할 때 자리를 떴어야 했는데 지역 대학교를 졸업했다는 말에 경계가 풀렸다. 나도 그 곳에서 수업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화가 길어질수록 다시 의심을 품게 되었고 한참을 붙잡혀 있은 후에야 자리를 뜰 수 있었다.

 

무사히 집에 도착했지만 집에 가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명함이 그 원인이었다. 그는 처음에 명함을 보여주면서 내게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눈을 보면서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명함에는 큰 시선을 두지 않았다. 다만 모서리가 접힌 명함에서 경계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꼬깃꼬깃한 명함이라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그는 다시 자기 주머니에 명함을 집어넣었다. 이것도 이상하다. 보통 지갑에 넣고 다니지 않나. 대화가 끝나갈 무렵에 전화번호 교환 대신 명함을 달라는 이야기가 기분 나빴는지 시종일관 미소 짓던 얼굴이 끝에는 발갛게 변했다. 연락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걸 자기도 안다면서 말이다. 확신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세일즈에 익숙하지 않은 건지 아니면 본인의 행위가 세일즈라고 생각하지 않는 건지 감정의 변화가 그대로 보였다. 그 사람도 신나게 떠들었는데 별 소득이 없어 아쉬웠겠지. 하지만 어쩔 수 있나. 내가 누구를 분석할 만큼 통찰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이 봤어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낯선 사람을 꼬이게 하려면 어느 정도 본인에 대한 노출을 감수해야 한다. 소속된 곳이 어딘지 정확하게 알아야 나도 신뢰가 생기지 않겠는가. 찾아보니 나오지도 않는다. 연락처를 교환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한편으로 들었지만 자주 가는 카페에서 생긴 일이라 앞으로 이용에 불편이 있을 것 같다. 영 불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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