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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예비소집이 있었다. 시간에 맞춰서 어찌 어찌 일어나긴 했는데 지난밤에 너무 늦게 잤다. 8시쯤에 오트밀을 먹고 책상에 앉았다. 화상채팅은 물론 영상통화도 거의 하지 않는데 내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려니 멋쩍었다. 게다가 안 씻은 상태였다. 얼핏 보면 티 안 나지만 남이 보면 다를까나. 별로 한 건 없었다. 로그인을 하고 화면을 켜놓고 내 책상 주변을 보여주고 감독관의 진행 멘트를 듣는 게 다였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고역이었다. 배가 살살 아파왔다. 사전점검이라 도중에 자리 이탈했어도 됐지만 괜히 첫인상 나빠질까 참았다. 시험 당일에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자리에 앉아야지. 늘 화장실이 문제다. 그리고 비행기 모드도 잊지 말아야겠다. 시험 치다 전화가 오면 곤란하니까. 이상하게 평소에 안 일어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씻고 나가서 마스크를 사고 돈코츠 라멘을 먹으러 갔다. 최근 신경을 쓰는데다 오트밀로 한 끼를 해결했더니 살이 빠졌다. 기분 좋게 차슈와 계란을 추가했다. 조금 짰지만 짜릿한 맛이었다. 스타벅스에 가서 오늘의 커피 그란데 사이즈를 마셨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내 앞에서 대기 시간을 다 잡아 먹어버려서 조금이라도 더 싼걸 주문했다. 나의 옹졸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음을 좋게 먹지 않아서 그런지 계속 배에 가스가 차 불편했다. 집에서 시험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튼 창가자리에 앉아 봉투 모의고사를 풀었다. 시대에듀에서 나온 건데 풀다가 포기했다. 응용수리만 보고 나머지는 해커스만 돌려보는 게 나을 것 같다. 아니면 시내에서 위포트 문제집을 하나 더 사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점에 전화해보니 재고가 있다고 한다. 오늘 빨리 접고 시내나 갔다 올걸 그랬다. 이미 지나갔으니 마음 비우고 남은 시간에 오답 체크하고 산책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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