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0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우한 폐렴이 동시다발로 발생해 나가기가 꺼려졌다. 젊은 사람들에겐 치명적이지 않다고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잠잠하던 바이러스가 갑자기 무서운 속도로 번져 당혹스럽다. 곧 종식할 거라는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앞으로 각자도생 하게 생겼다.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게 잘 관리해야겠다. 종합 비타민이 몇 알 남지 않았는데 또 사러가야겠다. 운동하면서 먹기 시작했는데 눈에 띄는 효과는 없지만 적어도 감기는 덜 한다.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에도 도움이 되겠지.
머물러 있는 동안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나 싶어 알바몬, 알바천국 같은 사이트를 돌아다녔다. 사무보조가 직무경험을 쌓는 데 좋다던데 안 보였다. 술집, 피시방, 편의점, 카페 등이 전부였다. 사실 카페에서 일해보고 싶다. 워낙 친숙한 곳이고 자주 가기 때문에 일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손님과 직원의 관점은 다르겠지만 내가 만든 음료를 남이 먹는다는 그 나름의 성취감이 대단할 것 같다. 헬스장에서도 가까운 곳에서 주말 근무자를 구하던데 연락해보고 싶다. 다만 알바 면접에서도 떨어지면 자존감이 바닥을 칠 것 같아 두렵다. 동기부여 영상을 연달아 세 편 정도 보면 지원할 용기가 생길 것 같다.
보통 오늘 같은 날엔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하는데 오늘은 아직까지 빨래만 했다. 방금 꼬북칩을 먹었으니 움직여야 한다. 청소기를 먼저 돌리고 설거지를 해야겠다. 노래를 들으면서 하면 금방이다. 노동요는 현대 사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달 초 FLO 정기결제를 해지했다. 나는 노래를 들어도 거의 같은 노래만 듣기 때문에 방대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과하다. 차라리 음원을 다운 받아서 저장해놓는 게 나을 것 같다. 에어팟이나 아이리버 같은 MP3 플레이어를 따로 사용했던 때가 떠오른다. 음원이 어디 있었던 거 같은데 다 지웠는지 기억이 안 난다. 꼭 필요할 때가 생겨 찾아보면 없다. 인생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