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8
반년 만에 만난 친구와 놀았다. 아침으로 방울토마토와 과자 한 봉지를 먹고 집을 나섰다. 출출한 상태로 파스타집에서 모였다. 밖에서 알리오 올리오를 사 먹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고추, 마늘, 기름 범벅이라 너무 맛있었다. 별 시 덥지 않은 이야기만 나눠도 즐거웠다. 새로 생긴 곳인데 손님들이 많았다. 음식점이 많은 곳이라 평균만 되어도 장사가 잘 되는 듯하다. 소스에 찍어 먹을 수 있는 식빵, 피클, 김치 등을 작은 셀프 바에서 제공해서 좋았다. 빵은 금방 동이 난 거 같았지만 리필 해줬겠지. 조만간 다시 오고 싶을 만큼 괜찮은 곳이었다.
이대로 헤어지기는 아쉬워 근처 코인 노래방에 갔다. 몇 년 만에 노래방을 가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깔끔한 시설과 빵빵한 음향에 정말 놀랐다. 일반 노래방이 코인보다 깔끔하고 좋았던 시절만 기억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실내 흡연 금지, 평일 낮 시간대, 주거지역 등의 이유로 쾌적했다. 여러 노래를 불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목이 풀렸다. 좋아하는 가수의 곡이 얼마나 등록되었는지, 최신 가요에는 뭐가 있는지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마지막 곡으로 부른 좋은날은 언제 불러도 흥이 난다. 끝까지 안 올라가서 문제지만 내가 좋으면 그만이다.
집에 오는 길에 씨 없는 청포도를 샀다. 블랑 어쩌고 청포도라는데 오징어 알처럼 길쭉하다. 특별히 더 달거나 하진 않다. 식이섬유가 부족해 조금씩 먹고 있다. 포만감이 장난 아니라 후식으로 먹으면 안 됐는데 그러고 있다. 자기 전까지 물 세 컵은 마셔야겠다. 뭐든 몰아서 하면 안 좋은데 나는 몰아치기를 좋아한다. 자격증 시험도 미루고 미루다 몰아서 공부해 망한 적이 있다.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렵다. 조만간 스터디카페를 다닐 생각이다. 젊을 때 뭐든 더 공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