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2. 14. 21:15

발렌타인 데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 헬스장까지 걸어갔는데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편의점 앞에도 평범했다. 보통 이런 날에 난리 났었던 거 같은데 이쪽만 그런가. 오늘도 날씨는 겉보기에 좋았다. 초미세먼지가 좋음까지는 아니었지만 온도도 적당하고 쾌적했다. 긴팔 티셔츠에 코트 하나 걸치니 딱 이었다. 목도리까지 했으면 더웠을 것 같다. 겉옷은 한 3년 전에 샀는데 나름 잘 입고 있다. 유행 따지면 촌스럽긴 하지만 내겐 멋보다 기능이다.

 

어제 근력운동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거의 실내 자전거만 탔다. 80분 타려고 했는데 안장이 불편해서 60분만 탔다. 시간이 좀 흐르면 엉덩이가 저릿해 오는 게 고통스럽다. 밖에서 한창 자전거 탈 때는 패드가 있는 팬티를 입고 탔었다. 쿠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다. 지금 내 자전거는 베란다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 이사오기 전에 탈거라고 기름칠 하고 타이어에 바람도 넣었는데 결국 안탔다. 조만간 날이 더 풀리면 다시 정비해서 타야겠다.

 

운동화를 하나 사고 있었는데 대신 버즈 플러스를 살까 한다. 세탁하니 새 신발이 돼서 추가 구입의 필요성이 없어졌다. 무선 이어폰은 중국 제품밖에 안 써봤다. 성능은 별로였지만 잃어버리거나 깨져도 아쉽지 않은 가격이라 사놓고 막 썼다. 이번에는 17만원 넘게 주고 사는 거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돈 쓰는 걸 생각하면 아르바이트라도 해야할 거 같다. 어디에 자리 잡으면 마음이 참 편할 텐데 조금 불편하다. 어른 노릇 좀 해보자.

 

어제부터 공기업 인턴 이력서를 쓰고 있다. 문항 수가 적어 내일이면 다 쓸 수 있을 거다. 생각은 많이 떠오르는데 정리가 잘 안 된다. 매끄럽게 잇고 싶다. 지원할 지역도 고를 수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을 것 같은 곳을 골랐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떨어진다면 조금 슬퍼질 듯하다. 아직 2월 중순인데 꼭 연말 같다. 면접을 보고 나면 이래서 문제다. '최종 합격'이라는 네 글자를 보기 전까지 이 터널을 잘 지나야 한다. 우한 폐렴으로 채용 규모도 줄인다던데 산 넘어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