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11. 13. 17:53

이제 나는 상급자에게 거의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있다. 굳이 업무를 지시할 것도 받을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 피해의식일수도 있으나 여직원은 살뜰히 챙기는 반면 남직원에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입사 후 줄곧 느꼈다. 어쨌든 퇴사 전까지 마주치지 않기만을 바란다.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 될지 아니면 월요일, 화요일이 마지막일지 알 수 없다.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했던 고민과 번뇌들이 지금은 쓰잘데기 없는 망상에 지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내게 주어진 업무는 마무리 하는 게 도의지만 굳이 체면 차려서 뭐하나 싶다. 작년 한 면접에서 면접관이 '지원자는 남들의 인정을 받는 걸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맞나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소신있게 살아왔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서 인정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내가 잘 하면 남들의 인정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지만 '내가 잘 하고 싶은 이유'가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여선 안 된다. 안 되는데, 뜻대로 되진 않는다. 근무 의욕이 0에서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