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2. 3. 23:06

매주 월요일을 잘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한 주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날은 몰라도 월요일에는 운동을 빠지지 않으려 한다. 지난주에는 연휴 탓에 헬스장 휴무라 어쩔 수 없었다. 화요일, 목요일 두 번 갔던 거 같다. 이번 주부터 다시 일주일에 최소 3번은 가려고 한다. 오늘이 시작일이다. 출석 체크를 하고 환복한 후 실내 자전거를 시작으로 상체 운동을 했다. 평일 낮에도 5명 정도는 항상 있었는데 오늘은 거의 혼자 운동했다.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헬스장과 가장 가까운 카페는 지난 번 사건 때문에 한동안 가지 않을 생각이다. 사실 그 카페는 오래 앉아있으면 추워서 그런지 꽤 자주 다음날 컨디션이 안 좋아진다. 투섬 플레이스가 가장 따뜻하고 편하다. 하도 자주가서 직원 외에도 단골 손님들 얼굴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두 명 있었다. 조용해서 집중하기 좋은 카페는 경험상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았는데 벌써 걱정이다.

 

신문을 다 보고 공기업 인턴 지원서를 작성하려 했으나 글이 써지지 않았다. 항상 그렇지만 동기가 가장 큰 문제다. 경험을 쌓고 싶어서 지원하는 건데 쓸 데 없는 포장이 많다. 매번 열정적인 척, 관심 있는 척, 도전적인 척 등 척척 박사가 된다. 사회적 문제와 연관시켜 글을 쓰고 싶은데 부정적인 내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주관이 뚜렷한 편이라 아닌 걸 맞다며 고개 숙이는 일이 탐탁지 않다. 내일 집에 틀어박혀 작성해야겠다.

 

집에 오는 길에 베스킨 라빈스 파인트를 사왔다. 작년 한 해 동안 3~4번 사먹었는데 올해는 벌써 3번째다. 눈에 보이니 자꾸 사게 되는 것 같다. 엄마는 외계인, 뉴욕 치즈케이크 외 1개를 샀다. 이름이 기억 안 나는데 익숙한 맛을 샀다. 우리끼리, 초코파이 등 신 메뉴는 기대 이하라서 이번에는 배제했다. 킷캣 초콜릿 좋아하는데 살걸 그랬나. 저녁 수업 들을 때 쉬는 시간에 하나씩 까먹은 기억이 있다.

 

한 손에 포장된 아이스크림 봉지를 들고 백화점에 들렀다. 반찬거리가 있나 둘러보려고 갔다. 나는 어떤 매장이든 식품 코너가 좋다. 특히 백화점 상품은 품질에 더 믿음이 간다. 백화점에서 파는 모든 것들이 일반 매장보다 비싼 건 아니다. 오늘만 해도 도라지, 부지깽이 나물 등 여러 종류의 봄나물의 판매가격이 모두 1000원임에도 양이 많았다. 추위 피할 겸 해서 둘러보면 건질 것이 많다.

 

밥을 먹은 후 문서 작업을 하려 노트북을 켰다. 도중에 지난 번 구직 사이트에서 즉시지원 했던 곳이 너무 잠잠해서 혹시나 하고 통화목록에서 공고에 적시된 인사팀 전화번호를 검색해 봤다. 그런데 인사팀에서 뒷 번호가 다른 전화로 지난주에 연락을 했던 것이 아닌가. 지방 사람이라 02로 시작하는 번호는 안 받는데 그 중에 하나가 지원한 회사 번호였다. 내일 전화를 해볼 예정이지만 큰 기대는 갖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문자라도 남겨주지 하는 마음이지만 회사 입장에서 아쉬울 게 없었겠지. 이력서에 쏟았던 시간이 생각나 씁쓸하다.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날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