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2
올해 처음 볼락살 두 팩을 구워먹었다. 한 팩에 한 쪽 면씩 있으니 두 팩이면 한 마리를 먹은 셈이다. 먹기 좋게 손질되어 조리만 하면 큰 가시 없이 먹을 수 있다. 간도 적당하고 살도 쫄깃하다. 밥반찬으로 그만이다. 나물과 계란 후라이와 함께 밥 한 공기 뚝딱 했다. 간식으로 먹으라고 엄마가 장만해주신 과일은 거의 손도 안 댔다. 사과, 배, 귤이 이 시간에도 식탁에 그대로 있다. 오늘 기록을 다 쓰고 입가심으로 먹어야겠다.
혼자 밥을 먹으면 폰으로 웹서핑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게 습관이 됐다. 과식하게 만드는 안 좋은 습관이지만 적막한 것 보다 떠들썩한 게 좋다. 그러고 보면 취침할 때 빼고는 눈과 귀가 쉴 틈이 없다. 온갖 쓸 데 없는 정보까지 다 받아들이니 밤에 피곤해지는 듯하다. 오늘도 컴퓨터 책상에 앉아 유튜브를 틀어놓고 밥을 먹었다. 밥을 적게 펐기 때문에 과식은 안했지만 필요 이상으로 오래 앉아 있었다. 동영상을 한 번 재생하면 두 시간은 우습다. 알 수 없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퀵샌드 마냥 나를 빨아들인다.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 씻고 집을 나섰다. 미세먼지가 극성이었지만 집에 붙어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집에만 있으면 아무 것도 안하는 내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안다. 어제 조금 걸었다고 발목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아 택시를 탔다. 무려 6,500원 어치 거리를 달려 도착했다. 커피를 마시기 전에 벌써 커피 값보다 더 많은 돈을 썼다. 비효율의 끝이지만 버스는 타고 싶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있는 좁은 장소는 당분간 피하고 싶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잠을 깨웠다. 피곤할까 봐 종합 비타민도 두 알 먹었다. 어느 정도 각성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은 채용 공고 확인과 인강을 들으려 했다. 어차피 자기소개서는 하루 만에 다 못 쓰기 때문에 조금 끄적거리다 접을 생각이었다. 커피를 홀짝이며 구직 사이트를 대충 훑고 북마크 표시를 했다. 미적거리다 인강은 건너뛰고 네이버 메일과 카페 쪽지 정리를 했다.
안 읽은 메일이 1,000여 개, 안 읽은 쪽지가 330여 개 있었다. 지우는 과정에서 구직 사이트에서는 보지 못했던 채용공고를 확인했다. 그 때가 16시였고 2시간 후에 마감이었다. 놓칠 수 없어 바로 지원했다. 다행히 문항이 2개뿐이었지만 17시 56분 까지 고민해 아슬아슬하게 제출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매일 글을 쓰다 보니 빨리 작성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앞으로 쪽지도 제때 확인해야겠다.
2시간을 오롯이 불태우고 난 뒤 버거킹에서 불고기 와퍼와 새우 스테이크 와퍼를 포장해 왔다. 사이드로 너겟과 코코넛 쉬림프도 구매했다. 총 금액이 25,000원 정도 나왔다. 국밥이 3그릇이지만 엄마와 맛있게 먹었다. 불고기 와퍼는 첫 맛에서 약품 냄새가 났는데 먹다보니 괜찮았다. 지난번에 버거킹 햄버거는 다 비슷한 맛이라고 했던 걸 번복한다. 순한 맛도 있었구나. 와퍼는 하나만 먹어도 포만감이 장난 아니다. 덕분에 감자튀김은 1/3도 못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