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정리-알리바이
20201012
말수가 적은 편
2020. 10. 12. 21:30
첫 차를 타고 멀리 다녀왔다. 출장을 위해 지난 밤 9시에 잤다. 이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곳엘 이토록 정성들여 가야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놀라운 건 이 짓을 이번 주에만 4번 더 해야 한다. 동기는 이미 사의를 표한 상태라고 고백했다.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습사원에게 업무 과중이 너무 심했다. 만약 내가 담당이었다면 내가 사퇴했을 것이다. 이 달 혹은 다음 달이 지나면 조금 여유로워질 거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입사 후 퇴근길을 함께 걸었던 사람이 그만둘 거라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람 소중한 곳인줄 모르는 곳에 재직 중이라는 생각이 조금씩 든다. 경력이 되려면 2년은 다녀야 할 텐데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자신이 없다. 정말 이직할 곳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다음 달에 수습 딱지를 떼는데 다시 수습 딱지를 달면 어떡하나. 경제가 어렵다, 채용이 줄었다, 취업이 어렵다. 하지만 내근직이라 지원했지 하루에 2만 보 넘게 걸어야 하는 외근직이었다면 다시 생각했을 것이다. 돈이 급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신세가 처량하다. 나의 20대는 시작도, 마무리도 혼란스럽구나. 가만히 앉아서 30살을 맞이해선 안 될 것 같다. 피곤하지만 컬바라도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