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10. 5. 21:36

오랜만에 출근했다. 전날 지각할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제 시간에 눈 떴다. 긴장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였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기차에 올랐다. 연휴동안 오지 않아 보지 못했던 신문도 오늘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다. 얼른 대금을 줘야하는데 계좌번호를 모르겠다. 전화해보기로 해놓고 까먹었다. 일찍 내려 스타벅스에 갔다. 카페인을 선택지에서 지워버리니 디카페인이나 우유 말고 없었다. 그래서 스팀 우유를 먹었다. 누가 카페에서 4,100원이나 주고 데운 우유를 먹을까 했는데 그게 나였다. 맛은 우유 맛이었다. 따뜻한 맛에 먹었다. 목이 여전히 아파 데운다는 느낌이었다. 일찍 신문을 덮고 핸드폰을 보다 화장실에 갔다. 불이 안 켜져 있길래 당황했다. 볼일을 보고 출근했다. 얼마 후에 다시 배가 아팠지만 점심시간에야 해결했다. 돼지 국밥을 먹고 사무실 맞은 편 동사무소에 갔다. 화장실 쓰려고 입구에서 방명록을 작성했다. 동사무소 내부에는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고 화장실만 세네 번 갔다. 볼일이라곤 볼일밖에 없다.

 

오후에 갑자기 일이 몰리는 바람에 퇴근이 늦어졌다. 그래도 6시 전이었지만 친구와의 약속에 지각했다. 친구는 천안에서 2년의 계약직을 끝내고 얼마 전에 내려왔다. 2년을 버틴 게 신기했다. 중간 중간 몇 번 만나긴 했었다. 시답잖은 농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저녁 대신 카페에 가 담소를 나눴다. 앞으로 뭘 할지 고민이 많아 보였다. 큰 도움은 주지 못했다. 나 역시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간호대학 가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지만 듣지 않았다. 30살 넘도록 취업 못하면 간호사 할 예정 이었다는 내 말은 진담이었는데. 기차 시간이 되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맞은 편 서점에 갔다. 기차 안에서 볼 책을 샀다. 이번에 산 책은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이다. 뭘 살까 꽤 고민했는데 '인간 실격'에서 본 작가 '체호프'의 책이 눈에 들어 왔다. 이렇게 연결되고 연결된다. 초반부에 '파우스트' 이야기가 나오던데 이건 좀 무리일 것 같다. 너무 두껍기 때문이다. 들고 다니기 편한 책이어야 한다. 이 책은 영문판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영어 공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