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9
아침으로 짜파게티를 먹고 재활용 분리수거를 했다. 집 한쪽 구석에 거의 한 달쯤 쓰레기들이 모여 있었다. 분리수거장에서 하지 않고 아예 집에서 플라스틱, 비닐, 종이로 분류했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끽해야 20분에서 30분 정도. 씻고 카페 가는 길에 버렸다. 쏟아내기만 하면 돼 편리했다. 바깥은 가을 냄새가 물씬 났다. 미처 기온은 떨어지지 못했지만 하늘, 바람, 나뭇잎이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는 듯 했다. 이맘 때 드는 쓸쓸한 감정은 올해도 찾아왔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싱숭생숭하던 그때의 기분이 10년이 다 되어가도 잊혀 지지 않는다. 가을 냄새는 카페 안에서도 났다. 손님은 몇 명 없었고 조명은 어두웠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신문을 봤다. 도중에 친구에게 전화가 와 몇 마디 나눴다. 2년 정도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곧 내려올 예정인데 앞으로 뭘 할지 고민이 많다고 수도 없이 이야기한 친구다. '신문을 읽을 건데 다 보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망설여진다' 고 했다. 꾸준히 보면 그 내용이 그 내용이라 금방 읽혀질 거라고 답해줬다. 나는 오늘 2시간 30분 정도 신문을 붙잡고 있었다. 전화, 웹서핑, 카톡 때문에.
책은 얼마 읽지 못하고 카페에서 나왔다. 내용은 재미있는데 글자가 너무 작아서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조금 걸어 홈플러스에 갔다. 골목길로 갔는데 걷기 좋았다. 아이들, 자전거 탄 아주머니 등 분위기가 좋아서 사진 한 장 찍었다. 마트에서 양말을 샀다. 짝 맞춰 신기 귀찮아서 재작년부터인가 같은 디자인의 흰 양말만 신고 있다. 오늘 보니 늘 사던 양말이 10켤레짜리 팩 하나밖에 없었다.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양말로 갈아타야 할 것 같다. 사는 김에 엄마 것도 샀다. 허기가 져 스콘 4개짜리 한 박스도 샀다. 집에 와 요쿠르트 한 잔 부어 스콘을 허겁지겁 먹었다. 마트에서 파는 스콘도 먹을만 했다. 저녁은 돼지고기와 감자, 양파를 구워 먹었다. 밥은 적게 먹었지만 스콘을 먹은 탓에 살이 빠질 것 같지는 않다. 오늘 산책은 가지 않을 생각이다. 피로가 꽤 쌓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무리하고 싶지 않다. 대신 청소기를 돌릴 생각이다. 아침에 분리수거 하느라 안 그래도 더러운 바닥이 더 더러워진 것 같다. 깨끗하게 치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