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9. 16. 21:50

늘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나 밥을 먹고 기차를 탔다. 기차역 앞 카페에서 신문을 다 봤다. 오늘은 추미애 아들 소식보다 인천 코로나 수퍼 전파자 재판 기사가 더 눈에 들어왔다. 25살 청년이 한 번의 거짓말로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지방에서 올라와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혹은 용돈을 벌기 위해 학원 강사로 일했다. 그의 성적 취향이 어떤지는 관심 없다. 전염병이 퍼지는 상황에 클럽을 갔다 온 것과, 갔다 와서 방역 당국에 거짓말을 한 짓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다만 아주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디서 넘어 왔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하찮은 경제 논리로 자국민 생명 보호에 신경 쓰지 않은 건 윗쪽 사람들이다. 청년은 자신의 모든 죄를 인정했지만, 그 역시 경제 논리를 들며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려 클럽에 갔다, 코로나가 곧 종식될 거라는 대통령의 말을 믿었다'고 주장하면 정부는 반박할 수 있겠나. 처음부터 중국인 입국 제한을 확실하게 했다면, 처음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 하려는 의무를 충실히 졌다면 어땠을까. 중국 우한 시민의 입국이 시작됐다. '자주국가 대한민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다시 한 번 화가 났던 건 퇴근 후 샤워하며 YTN 뉴스 스트리밍을 들을 때였다. 변상욱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 시간이었나 본데 '추미애 아들 특혜 논란'을 주제로 평론가 한 명과 대담을 나누었다.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게 중론이겠거니 예상하고 한 귀로 들었는데 상식에 어긋나는 말들을 주고받았다. 전화나 카톡으로 휴가 연장하는 일이 요즘은 당연하다는 평론가 말에 앵커는 찬동하며 추미애 아들은 죄가 없다는 식으로 대화를 주도했다. 평론가는 본인이 군 생활 하던 30년 전과 지금은 다르다며, 요즘은 지휘관과 사병 가족이 있는 단톡방도 있고 사병과 갠톡도 주고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지휘관과 추미애 가족이 함께 있는 단톡방을 확인하셨는지, 서일병이 아닌 추미애 보좌관이 지휘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해도 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의 무작정 옹호를 비판하면서 팩트만 말하고 검증 TF를 만들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던데 직장 동료 가족 의혹을 제대로 검증이나 하겠나. 평론가라는 게 학위만 있으면 되는 건가. 변씨는 조국 때도 청년들 불 난 가슴에 기름을 끼얹더니 추미애 때도 똑같은 짓을 한다. 반성이란 걸 모르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