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3
이틀만 더 출근하면 사흘을 쉴 수 있다. 지난밤에 잠이 오지 않아 꽤 뒤척였다. 그렇다 해도 지난주보다 훨씬 빨리 잠들었지만. 별 다른 꿈 없이 푹 자고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이번 주에는 꿈을 꾸지 않는다. 필요한 만큼 수면을 취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현실에 적응하며 꿈이 없어지고 있는 걸까. 아침으로 김치찌개를 먹었다. 통근하게 되면 왔다 갔다 하느라 바빠서 잘 못 먹을 줄 알았는데 웬걸.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먹게 된다. 다이어트 언제 하지. 기차역에 도착해 일찍 기차에 올랐다. 배가 아파서 곧장 화장실로 달려갔고 오늘의 화장실 첫 손님이 되었다. 볼일을 보고 통로에 앉아 여느 때처럼 신문을 봤다. 사회 문제들에 일갈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사회초년생은 그럴 여유가 없다. 기차에서 내려 곧장 카페로 갔다. 다만 여태 갔던 곳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근처 다른 카페에 들렀다. 직원은 밤 샜는지 불친절 했고 아메리카노가 4,300원에 남자 화장실 소변기는 고장나있었다. 올해 마지막 방문이 될 것 같았다. 그럼에도 자리에 앉아 신문을 마저 봤다.
오늘 회사에서 한 일은 회의록 작성이었다. 기존에 있는 자료 이것저것 참고해 한번 써보라고 했는데 제각각이라 도움이 안 됐다. 그냥 녹음한 걸 들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받아 적었다. 한글 파일로 작성했는데 앞으로 한컴과 친해질 것 같다. 각종 보고서를 한글로 작성한단다. 면접에서 한컴 잘 다루냐기에 대학에서 레포트 작성 많이 해서 어려운 거 없을 것 같다고 대답했었다. 글만 적었지 도형이나 표까지 넣어보진 않았는데. 조금 엿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늘의 과업은 끝냈다. 점심은 맘스터치에서 싸이버거를 먹었다. 늦게 나와 시간이 촉박했지만 선임들을 보니 조금은 여유로워도 될 것 같았다. 내일부터는 보고서 탐독에 들어갈 것 같다. 차후에 직접 만들어야 하기에 내용뿐 아니라 형식도 봐야 한다. 예전엔 로또 당첨되어도 평범하게 일하며 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앞으로 이 생각이 바뀔 것 같다. 당첨금으로 아껴 쓰고 소박하게 살며 일은 하지 않아야겠다. 매주 만 원씩 투자해야지. 일단 근로계약서 작성이 먼저다. 남은 시간에 준비 서류를 챙기고 훌라후프를 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