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8. 6. 21:08

요즘 깊게 잠들지 못해 꿈을 자주 꾼다. 오늘도 무슨 꿈을 꿨는데 잊어먹었다. 시계를 보고 후다닥 일어나 신문을 봤다. 며칠째 외출 생각은 콩알만큼도 없다보니 일어나자마자 신문을 펼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바람이 많이 불어 블라인드가 창에 계속 부딪히기에 문을 닫았다. 아주 덥진 않았다. 선풍기만으로 버틸만 했다. 날이 흐렸는데 결국 비가 내렸다. 시원하게 온 건 아니었다. 신문을 다 보고 밥을 먹었다. 냉장고에 있던 대패삼겹살로 김치볶음밥을 만들었다. 고기에서 나온 기름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김치와 밥을 함께 볶았다. 맛은 있었지만 건강은 한결 나빠졌다. 움직여야하는데 움직이고 싶지 않다. 일기를 다 쓰면 훌라후프라도 돌려야겠다. 유튜브를 보고 게임 몇 판 한 뒤에야 씻었다. 며칠째 면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해리스 주한 미 대사처럼 콧수염을 기르고 있다. 서양인처럼 빽빽하게 자라진 않지만 가만히 내버려두면 어느 정도 울창하게 자랄 것 같다. 곧 자르겠지만 말이다.

 

내일은 병원 예약이 있다. 폐소공포증이 있어 약이라도 타놓으려고 한다. 홈페이지를 보니 상담이 오래 걸려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초진은 꼭 예약을 잡으라고 써져있었다. 고등학생 때 이후로 정신의학과는 처음이다. 간단한 검사 같은 걸 한다는데 궁금하다. 회사에 출장에 관해 문의해보니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할 거라고 했다. 초행길에 1시간 30분이 넘는 아동 시간을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답답하다. 상시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으니 다행인데 내 생각과 다르다면 굉장히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 자격증 공부를 하든 다른 곳에 지원하든 갖가지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그런데 등본이나 통장 사본 등의 서류는 왜 가져오라고 하지 않지. 근로계약서는 수습 기간 이후에 작성하려는 건가. 조기 퇴사에 대비하려는 걸까. 묻는 김에 같이 물어볼 걸. 복장은 어떻게 입고 가야하는지도 물었다. 반바지, 샌달, 슬리퍼 말고 면바지나 청바지, 티셔츠 정도로 입고 오란다. 운동화도 괜찮다고 했다. 대충 슬립온 신발에 긴 바지, 티셔츠 입고 가면 될 것 같다. 부산에선 정장 입고 오지 않았다고 잔소리 들었는데 여긴 또 정장 입고 올 필요 없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