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1
아무 일도 없었다. 더워서 집에만 있다 보니 밖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커피 값도 부담스럽다. 에어컨, 선풍기 틀어놓는 집이 좋다. 다만 움직이질 않아서 활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이놈의 편도염은 사라지지 않는다. 따뜻한 물을 몇 잔을 마시고 가그린도 몇 번을 했다. 다행히 열이나 기침은 없다. 지져버리고 싶지만 주치의께서 염증이 가라앉지 않을 수도 있다며 가급적 수술은 하지 말라고 하셨다. 산다는 건 고통과 함께한다는 의미겠지. 기쁜 일도 있었다. 이력서에 독서목록과 감상문을 쓴다고 난리를 피웠던 곳에서 면접을 보자고 했다. 이번 주 목요일 오후 시간대다. 전화를 끊고 바로 다른 곳에도 이력서를 넣었다. 불합 대비용으로 여기저기 씨를 뿌렸다. 도깨비바늘은 엄청 진화된 식물이란 걸 새삼 깨달았다. 되는대로 달라붙어 생존 가능성을 높이다니. 뇌도 없으면서 지능적이다. 면접에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몰라 일단 자료를 찾아 인쇄했다. 프린터가 요긴하게 쓰인다. 수첩에 정리는 했는데 아직 모르겠다. 1분 자기소개도 시키려나.
저녁은 스파게티와 돈까스를 배달 시켜먹었다. 돈까스는 얼마 안 먹었다. 현금은 5,000원 뿐인데 10,000원짜리 지역 상품권이 두 장 있어 잘 활용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부터 어제 그리고 오늘까지. 거의 날마다 배달 음식을 먹었다. 자제력을 잃었다. 반찬이 없으니 더 시켜먹게 된다. 가난할수록 살찐다더니 요즘의 내가 그렇다. 자기 전까지 조금이라도 움직여야겠다. 산책은 무리인 것 같고 훌라후프라도 해야지. 요즘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하지 않는다. 휴대폰이 조용하다. 이전에는 어떻게 살았더라. 카톡 대신 인스타그램 활동을 더 많이 한다. 댓글로 이런 말, 저런 말 할 수 있어 좋다. 설전도 피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하루가 피곤해지긴 하는데 불편한 사실을 말하는 게 썩 재미있다. 물론 욕은 하지 않는다. 욕을 하지 않아도 할 말 없게 만들면 그거야 말로 사람 속 뒤집어지는 일이다. 내 인성은 어떻게 돼 먹은 걸까. 내일은 SNS할 시간 없겠다. 하루 종일 머리 싸매고 1분 자기소개 연습하고 면접 대비해야지. 꼭 가고 싶은데 준비하기 너무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