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7. 8. 21:01

지난밤에 산책을 오래 했다. 3시간 넘게 걸었다. 생각이 많았다. 머릿속이 복잡한데다 많이 걸었더니 머리가 아팠다. 밤늦게 생긴 두통은 오늘 아침까지 계속 됐다. 오트밀을 먹고 신문을 보는 동안 뒷골이 뻐근했다. 약을 먹고 나서야 조금 나았다. 외출하지 않고 금요일 면접 준비를 위해 집에서 유튜브와 인터넷을 뒤졌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라는 것만 알았지 직접 이용해볼 생각은 없었다. 윤리적 소비를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유기농, 친환경 등의 제품을 특별히 선호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다. 맛만 있으면 불량식품이든 프리미엄이든 가리지 않는다. 민감한 체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곳을 이용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부분 건강한 맛이라고 한다. 자극적이고 짜릿한 게 좋은데. 면접에서 어떻게 나를 홍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함께 면접 보는 사람들 중에는 실제로 이용하며 일할 기회를 엿본 사람도 있겠지. 고민이 깊어진다.

 

또 다른 친구에게서 스타벅스 기프티콘 두 장을 받았다. 천 원 더 내고 사이즈업 하면 별 적립도 가능하다고 한다. 꼼꼼하게 챙겨 알뜰하게 생활하는 게 신기하다. 돈을 벌게 되면 누구보다 잘 아낄 자신이 있다. 나갈 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만나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고 술이나 담배를 하지 않으며 취미라곤 게임과 산책 그리고 카페 방문 정도다. 그런데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어디든 붙으면 이번엔 정말 못해도 1년 이상은 아득바득 붙어있어야지. 첫술에 배부를 일 없다고 하나 아사 직전이다.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싶다. 내 명의로 받은 대출에 대한 상환 압박으로 적잖이 스트레스 받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고 임대 놨던 집으로 돌아가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하신다. 차라리 그게 나은 것 같다. 빚은 없어지니까. 다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넓은 집에 살다 상대적으로 좁은 집으로 가면 역체감이 엄청날 거라 예상한다. 처음 이 집에 왔을 땐 오래된 아파트라 참 마음에 안 들었지만 나름 조용하고 괜찮다. 막상 떠나려니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