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7. 4. 20:38

몸 상태가 괜찮아졌다. 카페에서 신문과 책을 볼 요량으로 외출했다. 날씨는 나쁘지 않았다. 구름이 잔뜩 껴있었으나 비 소식은 없었고 바람까지 불어 걷기 좋았다. 하지만 여름은 여름이라 습도 때문에 땀이 났다. 실로 오랜만에 밖에 나왔다. 미 밴드와 휴대폰 걸음수가 쭉쭉 올라갔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카페엔 많았다. 예식장 밑에 있는 카페를 가려했으나 하필 오늘 결혼식이 있었다. 소란스러울 것 같아 다른 곳에 갔지만 그 곳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근처 더 벤티에서 1,800원짜리 믹스커피 하나 테이크 아웃해서 집에 왔다. 대낮에 산책한 셈이 되어버렸다. 다시 씻고 나와 내 방 책상에 앉았다. 개운해서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이럴 거면 왜 나갔다 왔을까 싶었다. 신문을 보고 유투브를 봤다. 결국 독서는 하지 않았다. 이래서 집에 있고 싶지 않다. 내 의지가 약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뭘 하려면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나저나 믹스커피는 맛있었다. 돈 굳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지.

 

저녁은 계란 볶음밥을 해먹었다. 아침에 먹었던 단호박 죽이 맛이 없어 절반 정도 남겼던 터라 배가 고팠다. 결국 욕심을 부려 과식했다. 오늘은 걸으러 가지 않으려 했건만 저녁 산책까지 다녀와야 할 판이다. 먹는 김에 사골 곰탕도 뜯었다. 예상대로 고기는 없었다. 이미 간은 되어 있었다. 배부르게 잘 먹었다. 이따 산책하며 앞으로 뭘 할지 생각해야겠다. 기자 생활을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게 조금 아깝다. 근로 조건이 최악이라 거절한 건 잘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나이를 의식하게 된다. 뭘 새로 해도 늦지 않은 나이인데 스스로를 가두게 된다. 내일 모레 삼십이라 노래 부르는 친구의 영향일까. '인생은 길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하는데 자꾸 까먹는다.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 게 내 자기소개서의 핵심 내용인데 지금 나는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자. 한 글자라도 더 쓰고, 한 줄이라도 더 읽고, 한 페이지라도 더 배우자. 뒷배도 기술도 없는 사회초년생 시기를 잘 극복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