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6. 28. 21:14

어제 저녁에 오랜만에 뛰었다. 깊이 잠들었음에도 눈을 떴을 때 피곤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물론 중요한 일 따위는 없기 때문에 상관없다. 아침을 대충 먹고 외출했다. 목적지는 시내 스타벅스. 걸어가기에 날씨가 더워 버스를 탔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마스크 안 쓴 승객은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이런 모습이겠지. 만약 개발이 지체된다면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훗날 '호모 마스크'로 진화할 것이다. 물론 대중교통 한정이다.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드문드문 보였다. 날씨가 더워지니 어쩔 수 없다. 후덥지근한 날에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 호흡곤란까지 올 수 있다고 한다. 사실 길거리보다 버스나 카페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 그러나 지금 나를 포함해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반대로 한다. 음료를 마시려면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다. 아예 카페를 가지 않는 게 상책이다. 생활 방역이랍시고 매일 나가는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된다면 칩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고 책을 읽었다. 다시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데 지난 주 면접 본 게 있어 결과 나오기 전까지 쉬기로 했다. 결과는 뻔하지만 재충전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예 노트북도 들고 가지 않았다. 가방에 책 두 권만 넣어서 왔다. 빅 데이터 관련 책을 완독한 후 ', , '를 몇 페이지 읽었다. 전자를 읽으면서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에 올라가는 모든 데이터가 분석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불쾌했다. 평소 나는 분석하는 걸 좋아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내가 분석되는 건 싫다. 트위터를 자주 이용하지 않지만 글을 남길 때 분명한 내용을 담아 업로드 하는데 방식을 바꿔야겠다. 가령 '나는 김밥 중에 참치 김밥을 좋아한다.' 라는 문장이 있으면 '나는 태평양 김밥 일본 중에 참치 순간 김밥을 증명사진 좋아한다.' 식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중간에 의미 없는 단어를 추가한다면 분석할 가치가 떨어지거나 아예 분석에서 제외되지 않을까? 이틀 간 018개나 붙는 방대한 데이터 중에 고작 글 하나겠지만 어떻게든 분석당하고 싶지 않다. 빅 데이터에 저항하는 한 명의 돈키호테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