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6. 17. 16:48

전날 산책을 무리하게 했다. 22,000보를 걸어 뿌듯했지만 오늘 기상 후 후회했다. 아침부터 컨디션이 너무 떨어졌다. 발목과 골반이 불편했다. 편도가 붓고 미열도 있는 것 같았다. 어지럽기까지 했다. 오트밀에 고기 몇 점 주워 먹으니 한결 나아졌지만 무기력한 건 여전했다. 집이 정돈되지 않고 가족도 있어 혼자 조용히 쉴 수 없는 환경이라 조금 무리하게 외출했다. 더 악화될까봐 긴팔 티셔츠에 바람막이까지 입었다. 다행히 날이 그렇게 덥지 않았다. 일부러 넓고 밝은 카페에 와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신문을 봤다. 한동안 차가운 음료만 먹은 탓에 목 상태가 안 좋은 것일 수도 있다. 집에 가면 프로폴리스 캔디 몇 개 먹어야겠다.

 

커피향은 좋았는데 신문은 재미가 없었다. 집중이 안 됐다. 오늘처럼 매우 피곤한 날에는 뭘 해도 집중력이 떨어진다. 손목 밴드는 앉은 지 한 시간 지났다고 진동을 울리는데 나는 아직 칼럼을 읽고 있었다. 북한의 도발, 여당의 의회 독주, 정의연 마포쉼터 관리소장 등에 관한 기사들이 흥미로웠는데 깊이 생각할 수 없었다. 신문을 보는 내내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듣고 통화를 해 귓구멍도 아팠다. 커널형 이어폰이라 차음은 잘 되지만 장시간 착용하기엔 부적합하다. 집에 갈 때는 쓰지 말아야겠다. 속도 그렇게 좋지 않다. 마스크 쓸 생각하니까 벌써 내 입 냄새가 무섭다. 오늘따라 아프고 안 좋은 이야기만 쓰는데 그만큼 의욕이 없다. 올해 목표가 '11기록'만 아니었으면 그냥 넘어갔다.

 

매일 글 쓰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귀찮지만 꽤 괜찮은 활동이다. 비록 보는 사람도 없고 전문적인 분석 글을 게시하진 않지만 어디 가서 '나 이런 거 한다~'고 말할 수 있다. 1월 중순에 시작해서 벌써 5달 넘게 쓰고 있으니 꾸준함을 어필할 수 있다. 물론 자기만족이고 스펙 쌓으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구직 활동에 마이너스가 되진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글 쓰는 쪽으로 진로를 잡아가고 있으니 내겐 플러스다. 어떤 형식이든 매일 수 백 자의 텍스트를 생산하고 있다는 건 의미가 있다. 그래도 방문객이 좀 생겼으면 하는데 아예 네이버 블로그로 갈아탈까 싶기도 하다. 별거 아닌 일상을 공유하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 네이버 아이디를 새로 만들 수 있다면 한 번 고민해봐야지. 기존 계정은 여기 저기 흔적을 너무 많이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