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6
현충일이다. 보험 가입에 필요한 서류를 떼러 병원에 가려고 했으나 공휴일이라 개원하지 않았다. 가까운 지역은 주말에 다녀오려 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월요일에는 마찬가지 이유로 서울에 가야 한다. 종이 몇 장 복사하러 그 먼 곳까지 가야하다니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개인 정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정해진 절차를 따라야 한다. 안타까운 건 서류를 받아서 이걸 또 보험사에 팩스로 보내야 한단다. 이동식 저장장치에 담아서 주거나 메일로 보내도 되지 않나. 얼마 전 신문에서 '일본은 문서 공화국' 비슷한 제목의 기사를 본 적 있다. 뭘 하려면 죄다 문서로 뽑고 결재를 맡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본인들 참 피곤하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병원에서 서류 한 뭉텅이 복사해주면 그걸 또 보험사에서 다시 새로 뽑을 것 아닌가. 종이 낭비에 전파 낭비까지. 2020년에 참 스마트하게 산다. 마스크나 잘 쓰고 다녀와야지.
오늘은 평소보다 늦게 집을 나섰다. 늦게 자서 늦게 일어난 탓도 있지만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이력서는 그저께 썼고 책은 어제 읽었으니 오늘은 시험 대비만 하면 되겠다 싶었다. 2시쯤에 나와서 카페에 도착하니 3시였다. 날씨가 흐려서 우산을 챙겼는데 결국 비는 오지 않았다. 요란한 소나기가 내린다고 예보 하지를 말던가. 민트색이라 쓰고 다니면 참 예쁜데 짐만 됐다. 카페에는 먼저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대학 기말 고사 기간이라 바쁜 것 같았다. 모교 에브리타임에서 대면 시험이니 비대면 시험이니 말이 많던데 참 혼란한 시기다. 늘어난 과제 때문에 하루에도 몇 개씩 불만 가득한 글이 올라온다. 어디든 비슷하겠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면서 신문을 봤다. 거의 1시간 30분쯤 걸렸다. 시계를 확인했을 때 5시가 다 되어 있었다. 해가 길어 다행이지 겨울이었으면 어둑해졌을 시간이다. 화장실에 다녀와 글쓰기 관련 자료를 봤다. 창의적인 글을 써라, 간결하게 써라, 짜임새 있게 써라 등. 왠지 다음주 금요일이 지나면 내 목표가 바뀌어있을 것 같다. 기자가 아닌 일반 회사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