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30
일찍 잤더니 일찍 있어났다. 자정 전후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눈 뜨니 5시 30분이었다. 오늘 시험 때문에 긴장한 탓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개운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밥 먹고 씻고 화장실도 세 번이나 다녀왔다. 하지만 시험 전 대기 시간에 또 배가 살살 아팠다. 망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평생 나를 괴롭힐 작정인가 싶었다. 본인 확인 이후에 무슨 30분 가까이나 대기를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매뉴얼이니 따라야지. 제 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면서 수험 환경을 인증하는 절차가 있는데 내가 봐도 내 방이 깔끔했다. 이사 온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정돈된 방이 낯설다. 특히 책상 위에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 스피커 등 외 책이나 책꽂이, 휴지 같은 게 없어 더 말끔했다. 앞으로 어지럽히지 말고 살아야겠다. 스탠드만 가져다 놓으면 내 방에서 공부하거나 책보기에 아주 좋을 것 같다.
시험은 망했다. 수리 논리에서 절반도 풀지 못했다. 출제자가 인적성 시험을 만들 때 제한 시간 안에 모두 풀지 못하도록 설계한다고 하지만 나는 정도가 심하다. 응용 수리 1번, 2번에서 당황하니까 그 뒤로 어떻게 풀었는지 모르겠다. 마음은 조급해지는데 눈과 손이 따라오지 않았다. 약 2주 동안 문제집 3.5권 쯤 풀면서 응용 수리에서 죽을 쑤게 될 줄 몰랐다. 운이 없었다는 건 둘째 치고 내 노력이 안이했다. 더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았던 지난날을 반성한다. 단체 오픈톡 방에 올라오는 문제들도 유심히 볼걸. 최선도 최고도 아니라 아쉽다. 갑자기 기대 소득 천만 원이 다시 보인다. 이미 지나간 거 별 수 있나. 마음을 비우자. 면접 기회를 얻게 된다면 그야 말로 기적이라고 본다. 시험을 다 치고 한숨 잤어야 했는데 허무한 마음을 달래려 카페에 갔다 와서 매우 피곤하다. 그래도 기분 전환이 됐다. 늘 산책 가는 길에 좋은 카페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애인 생기면 또 가야지. 한참 남은 거 같은데 그 전에 없어지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