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편 2020. 5. 15. 19:04

면접을 봤다. 늦은 오후라 널널하게 준비해 서울행 기차를 탔다. 해당 직무와 별 연관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놀러간다는 마음이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일반실 두 자리를 혼자 썼다. 올 때는 좌석이 없어 특실을 예약했는데 일반석이 사실상 반으로 줄어 자리가 없었던 것 같다. 이번주 초 기차 타고 통근할 때도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지난 달인가도 이러했는데 아직 나아진 게 없나 보다. 편하게 이동했으니 됐다. 느지막하게 출발했는데도 서울역에 일찍 도착했다. 공항철도를 타고 목적지 근처에 내려 가까운 스타벅스에서 대기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왔지만 면접 시간이 가까워지며 긴장이 됐다. 자기소개서를 보며 예상 질의응답을 정리했다. 떡밥들이 많아 하나 하나 풀 생각에 설렜다. 마음을 비우면 면접 준비가 이렇게 재미있다. 물론 실제 면접에선 준비했던 것과 다른 질문을 더 많이 받았다. 분위기는 좋았지만 될 것 같진 않다. 내 성격이나 특징에 한두 가지 걸리는 게 있다고 했다. 조용하고 술을 좋아하지 않는 게 문제였다.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그래서 떨어져도 아쉬울 건 없을 것 같다.

한 40분 정도 면접을 보고 나와 택시를 탔다. 지하철역까지 걸어가기 싫어 택시를 탔는데 금방 후회했다. 퇴근시간과 겹쳐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요금도 만원이 넘었다. 덕분에 구두신은 발은 편했지만 지갑은 얇아졌다. 서울역에서 밥을 먹고 카페에 앉아 일기를 쓰고 있다. 노트북을 가져오지 않은 관계로 손으로 쓰고 폰으로 옮기고 있다. 매번 메모장으로 쓰고 한컴으로 오탈자를 확인했는데 오늘은 어렵겠다. 밥 먹고 후식으로 차와 작은 빵까지 먹어 배가 너무 부르다. 얼마 안 먹은 것 같은데 포만감이 장난 아니다. 기차 시간이 두 시간 정도 남아서 오늘자 신문을 마저 보고 GSAT 요약집을 봐야겠다. 일요일에는 한국어 능력 시험이 있어 내일은 해당 공부를 해야 한다. 계약직을 관두니 오히려 할 일이 많아졌다. 역시 나는 배수진을 쳐야 뭔가가 나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