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2
두 번째 출근은 몹시 힘들었다. 몸과 마음 모두 말이다. 다른 지역으로 출장 가는 게 전부였는데 그 과정이 어려웠다. 4인용 승용차에 4명이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멀리 갔다 왔다. 차 타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다 답답한 뒷자리에 앉았다. 가는 도중에 몇 번이나 뛰어내리고 싶었고 불안했다. 다음에는 단 둘이서 가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지만 괴로웠다. 안 그래도 멀리서 왔는데 더 멀리 가버리니 패닉에 빠질 것만 같았다. 뜻이 있어 계약직도 불사했지만 오늘의 경험은 충격이었다. 발끝이 저릴 정도였다. 옆자리에 담당자가 있었다면 당장 그만둔다 말하고 텅 빈 국도에 혼자 내렸을 것이다. 일은 쉬웠다. 다만 지독하게 멀고 견디는 게 고통스러웠을 뿐이다. 날씨는 좋았다. 햇볕이 따가웠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숙이고 뭘 만지면서 측정 했더니 피곤하다. 일주일에 한 번 밖에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추노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느라 진땀 뺐다.
낮 동안 고생했지만 퇴근 전에 좋은 소식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삼성 그룹 서류가 통과됐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다른 회사에서 면접 보러오지 않겠느냐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GSAT 공부하다가 서류 발표는 하겠나 싶어서 그만 뒀는데 다시 해야겠다. 30일에 시험이고 그 전에 시험 키트도 보내주고 예비 소집도 한단다. 시험 한 번 치르는 게 이렇게 어려워지다니. 조금 후에 우리 집 주소를 입력해야 한다. 내 방 조명이 너무 어두운데 주말에 반드시 손 봐야 한다. 집에 오는 길에 내일 면접 보러오라는 회사에 연락했다. 붙든 안 붙든 좋은 기회인 것 같아 보러가고 싶다고 했고 날짜 조정이 되겠냐고 물었다. 말씀드려본다고 하니 기대해 본다. 경험상 바로 다음 날에 면접보자고 연락하는 회사 중에 좋은 곳은 딱히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면접 경험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 멀어도, 결근을 하더라도 보러 가고 싶다. 인턴 거절하고 계약직 선택했는데 앞으로 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에서 고민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