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2
최근 무리했더니 결국 또 발목이 탈났다. 인테리어 시공 소음 때문에 어디로든 나가고 싶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오랜만에 집에서 하루를 온전히 보냈다. 밥을 먹고 신문을 보고 컴퓨터를 하다 자격증 공부를 했다. 쉬는 시간 없이 했다면 굉장히 뿌듯했겠지만 중간 중간 원없이 쉬었다. 결과적으로 하루의 성과는 똑같았다.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매일 걸어서 이동하니까 그만큼 건강은 챙길 수 있지만 효율성은 떨어진다. 물론 집에 있다고 해도 별반 달라진 건 없지만 말이다. 하루 종일 발목 보호대를 차고 앉아있으니 고정되는 느낌이 좋기는 한데 꽤 답답하다.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주상골 증후군 때문이다. 내 발은 복숭아뼈 밑에 또 다른 뼈가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다. 양발 다 그런데 주로 왼쪽 발이 쉽게 붓고 아프다. 치료는 그냥 쉬면서 무리하지 않는 게 기본적인 것이고 아예 원인을 없애려면 뼈를 깎아내야 한다. 수술 후기를 보면 세 달 정도 고생하는 것 같다. 앞으로 운동은 정말 자전거 타기만 해야겠다.
요즘 하루에 한 번은 구직 사이트를 확인한다. 슬슬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지원한 곳에서 내 이력서를 읽어봤는지, 또 어디 지원할 곳은 없는지 봤다. 별 다른 동향은 없었다. 조금 전에 지원할까 말까 망설였던 곳에 즉시지원 버튼을 눌렀는데 거의 두 시간 만에 연락이 왔다. 내일 면접을 볼 예정이지만 이상한 기분이 든다. 마치 다른 사람을 짝사랑하고 있는 상태에서 엉뚱한 사람이 내게 고백을 해온 느낌이다. 계속 묵묵부답이라면 나도 나를 좋아해주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 작고 영세한 곳에서 일하다 큰일을 해보고 싶다는 야망이 꺾일까 두럽다. 언젠가 내 사업을 하게 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 부디 내가 가는 길이 쉬운 길이 아니어도 좋으니 늘 발전할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경험이 훗날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 우선 뭘 입고 갈지 부터 고민해야겠다. 편한 복장으로 오라고 하는데 마음 같아선 운동화 신고 가고 싶다. 하나 있는 구두가 너무 불편한데 그나마 깔끔한 슬립온 마저도 발볼이 좁아 불편하다. 고통의 시간이 될 것 같다.